
40세가 넘는 순간부터 매년 근육이 1~2%씩 사라집니다. 70세가 되면 최대 절반이 없어진다는 뜻입니다. 저는 2019년부터 체력이 바닥을 쳤을 때 계단 오르기를 시작했는데, 그게 지금까지 제 몸을 버텨준 가장 큰 운동이었습니다.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제 성격에 계단은 그야말로 인생 운동이었습니다.
근감소증, 모르면 어느 날 갑자기 못 걷습니다
근감소증(Sarcopenia)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여기서 근감소증이란 노화와 함께 근육량과 근력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힘이 빠지는 게 아니라,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앉았다 일어날 때 손을 짚어야 하고, 4.5kg짜리 물건 들기가 힘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저는 2011년부터 당뇨 전단계 판정을 받았는데, 그때 처음으로 근육이 혈당을 조절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게 운동을 시작한 계기였습니다.
문제는 이 근감소가 서서히 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40대부터 매년 1~2%씩 빠지다가 어느 순간 '빅드롭'이라 불리는 급격한 추락이 옵니다. 3일 입원했다가 나왔는데 갑자기 계단을 못 올라가게 된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행이 어려운 분이 200만 명에 육박한다는 사실은 이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50대에 이미 근육의 20~30%가 사라진 상태라면, 70대에는 절반 가까이 없어진 셈입니다.
저는 55세인데 갱년기가 오면서 혈당이 올라가고 불면증까지 생겼습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줄어들면 근육 회복을 돕는 호르몬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안 한다는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퇴근 후 저녁 일찍 먹고 바로 64~80층을 오르는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아래 증상 중 해당되는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근육을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 걷는 속도가 예전보다 눈에 띄게 느려졌다
- 앉았다 일어날 때 무의식적으로 손을 짚게 된다
- 까치발을 들어 올리는 것이 어색하거나 흔들린다
- 의자에서 다섯 번 앉았다 일어나는 데 12초 이상 걸린다
- 4.5kg 이상 되는 물건을 들기가 예전보다 힘들다
계단 자세 하나 틀리면 무릎이 망가집니다
저도 한때 계단 오르기를 잘못된 방법으로 배워서 무릎이 위험했던 적이 있습니다. 결국 스스로 방법을 터득했는데, 나중에 제대로 된 설명을 들어보니 제가 찾아낸 것과 거의 똑같았습니다. 핵심은 딱 하나입니다. 올라갈 때는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고, 내려올 때는 상체를 세웁니다.
올라갈 때 많은 분들이 무릎만 직각으로 구부려서 올라가는데, 이렇게 하면 무릎 관절에 모든 하중이 집중됩니다. 올바른 방법은 발 앞꿈치를 계단에 살짝 올리고, 어깨를 30~40cm 앞으로 이동시키면서 앞으로 쏟아지듯 올라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대퇴사두근(Quadriceps)과 둔근이 함께 쓰입니다. 여기서 대퇴사두근이란 허벅지 앞쪽의 네 개 근육을 묶어 부르는 말로, 무릎을 펴고 체중을 지탱하는 핵심 근육입니다. 이 근육이 제대로 개입해야 무릎 하나에 부하가 몰리지 않습니다.
내려올 때는 반대로 해야 합니다. 신발 바닥이 계단 표면에 최대한 많이 닿도록 발을 깊게 딛고, 상체는 일자로 세웁니다. 앞으로 기울이면 무릎에 충격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복근으로 하중을 감속시킨다는 느낌으로 내려오는 것이 맞습니다. 제가 직접 써보니 이 방법으로 바꾼 뒤 55세인 지금도 무릎 통증 없이 계단을 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내려올 때 좌우로 번갈아 비스듬히 내려오면 무릎 부담이 더 줄어드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라올 때도 살짝 지그재그로 오르면 덜 힘든 효과가 있습니다.
목표 계단 수는 하루 최소 100계단입니다. 10개짜리 계단을 올랐다 내려오기를 반복하면 충분히 채울 수 있습니다. 4층 수준이 근육 자극과 심폐 부담 사이에서 가장 현실적인 기준이라고 봅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대신 4층까지 계단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출처: Harvard Health Publishing에 따르면 계단 오르기는 걷기보다 단위 시간당 칼로리 소모가 높고, 하체 근력 강화에 효과적인 운동입니다.
카프 레이즈, 주방에서 하면 됩니다
헬스장에 가야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 가서 알 배기고 세 달 쉬는 것보다, 싱크대 앞에서 매일 10분 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 이게 과장이 아닙니다. 싱크대를 잡고 하는 스쾃는 관절이 불편한 분들도 반만 내려가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어서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스쾃(Squat)는 서 있는 자세에서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동작입니다. 여기서 스쾃란 하체의 주요 근육군을 한 번에 자극하는 복합 관절 운동으로, 단순히 앉았다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허벅지·엉덩이·종아리까지 동시에 쓰입니다. 싱크대를 잡고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인 채 무릎을 구부렸다 일어나는 것이 기본입니다. 아침저녁 각 10회씩 3 세트면 하루 60회인데, 이 정도면 근육이 유지됩니다.
카프 레이즈(Calf Raise)도 반드시 병행하시길 권합니다. 카프 레이즈란 뒤꿈치를 들었다 내리는 동작으로, 가자미근과 비복근이라 불리는 종아리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입니다. 이 근육은 하체 혈액 순환을 돕는 '제2의 심장'으로 불리며, 특히 혈당을 낮추는 데 효과적입니다. 저는 당뇨 전단계인 상태에서 계단 오르기와 카프 레이즈를 꾸준히 했더니 혈당 수치 관리에 체감 효과가 있었습니다. 설거지하면서 10회씩 반복하는 것을 루틴 화하면 따로 시간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출처: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에서도 근력 운동이 인슐린 감수성 개선에 유효하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갱년기 여성이라면 걷기에 인터벌을 더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30분 걸을 때 3분 빠르게, 5분 천천히를 반복하면 총 12분 정도 빠른 속도로 걷게 됩니다.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연구진에 따르면 이런 인터벌 방식이 폐경기 여성의 통증 감소와 에너지 수준 향상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뱃살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계단을 100층씩 올라도 밀가루 음식과 흰밥을 줄이지 않으면 뱃살은 잘 빠지지 않습니다. 운동과 식단은 반드시 함께 가야 합니다.
스낵 운동, 30분 몰아서 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못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요. 저는 오랫동안 그게 의지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구조의 문제였습니다. 30분 이상 한다는 부담감, 못 한 날의 죄책감, 이 두 가지가 운동을 멈추게 합니다. 그 악순환을 끊은 방법이 바로 스낵 운동이었습니다.
스낵 운동(Exercise Snack)이란 하루 운동량을 30분 단위로 한 번에 하는 대신, 3~5분씩 여러 번 나누어 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스낵 운동이란 간식을 조금씩 여러 번 먹듯이 운동도 조금씩 자주 하는 개념으로, 최근 운동 과학 분야에서 주목받는 방식입니다. 연구 결과, 40~50분짜리 운동 한 번과 5분씩 여러 번 나눈 운동의 근육 발달 효과가 비슷하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한꺼번에 몰아서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 방식을 생활에 녹이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한번 루틴이 자리잡히고 나서는 운동 못 한 날의 죄책감이 사라졌습니다. 별도로 운동 시간을 내기 어려운 분들에게 이 방식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또한 45~50분마다 잠깐 일어나서 스쾃 5~10회만 해도 근육이 '동면' 상태에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 미국에서는 이를 'Sitting is Killing'이라는 표현으로 경고할 만큼 장시간 좌식 자세 자체가 근육에 치명적입니다.
수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근육은 운동할 때 자라는 게 아니라 잠자는 동안 자랍니다. 운동으로 자극을 줘도 수면의 질이 나쁘면 근육이 생성될 기회를 잃는 것입니다. 운동, 단백질 섭취, 수면이 삼박자가 맞아야 근육이 유지됩니다. 제가 갱년기 불면증이 생긴 뒤 이 삼박자의 중요성을 더 절감했습니다. 결국 저녁 일찍 계단을 오르고, 단백질을 챙겨 먹고, 수면을 확보하는 것이 지금 제 루틴의 전부입니다.
- 오전 여유 시간에 5분: 싱크대 스쿼트 10회 + 카프 레이즈 10회 3세트
- 점심 후 나른할 때 5분: 자리에서 일어나 스쿼트 10회 반복
- 저녁 식사 후: 계단 64~80층 또는 아파트 4층 왕복 5회
- 휴일: 점심·저녁 식사 후 합산 100층 목표로 계단 오르기
85세까지도 맨몸 운동만으로 4~6개월이면 600~800g의 근육을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늦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사실 가장 빠른 시작 시점입니다. 저는 계단 오르기를 시작하고 나서 체력이 달라졌다는 걸 체감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방법을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무릎 건강에서 차이가 납니다. 오늘 퇴근길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선택하는 것, 거기서 시작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