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운동만 열심히 하면 식단은 대충 해도 된다고 오랫동안 믿었습니다. 헬스, 농구, 크로스핏, 주짓수까지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정작 꾸준히 하지 못했고 2년 가까이 운동을 완전히 쉬는 동안 당화혈색소가 12를 넘어서 인슐린 주사까지 맞게 됐습니다. 그제서야 식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제가 얼마나 잘못 알고 있었는지를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공복 운동과 간헐적 단식,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
공복 운동이 근육을 태운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실제 연구 결과는 조금 다릅니다. 일반인 수준의 운동이라면 공복 상태가 운동 능력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현재 스포츠 영양학계의 중론입니다. 오히려 공복 운동은 지방 산화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방 산화란 체내에 저장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분해하는 과정을 말하는데, 인슐린 수치가 낮은 공복 상태에서 이 과정이 더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 실천하고 있는 방식도 이와 비슷합니다. 아침에는 토마토, 오이, 당근 같은 채소를 먼저 챙겨 먹고, 생두부와 계란 부침, 통곡물 식빵으로 만든 샌드위치로 식사를 마무리합니다. 점심은 가능한 한 거르고, 저녁은 크게 제한을 두지 않는 구조입니다. 이것이 바로 시간 제한 다이어트(Time-Restricted Eating)의 기본 원리입니다. 시간 제한 다이어트란 하루 중 음식을 먹는 시간대를 특정 구간으로 제한해 인슐린 분비를 줄이고 대사 효율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당뇨를 관리하는 저에게는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이 방식이 굉장히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한 가지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저녁 식사 조절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아침에 채소와 단백질 위주로 먹고 점심을 건너뛰다 보니, 저녁에 그동안 덜 먹은 것을 한꺼번에 보상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동합니다. 실제로 음식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이런 심리를 보상 섭취라고 하는데, 칼로리 제한 식단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는 핵심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그래도 식단을 바꾼 이후로는 체중이 더 이상 늘지 않는 것만으로도 작은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이 체중 감량 외에도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주목할 만합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장 속에 사는 수조 개의 미생물 집합을 가리키는데, 이것이 대사 건강과 혈당 조절에도 직결된다는 사실이 최근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국내 당뇨 관련 임상 연구에서도 식이섬유가 풍부한 저탄수화물 식단이 혈당 변동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단백질 섭취량, 숫자를 알면 전략이 보인다
근육을 키우고 싶다면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된다는 생각, 얼마나 많이가 정확히 얼마인지 아십니까? 스포츠 영양학 연구를 종합하면, 근력 운동을 병행할 때 근육 합성에 최적화된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약 1.6g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체중이 70kg인 사람이라면 하루 약 112g의 단백질이 기준이 되는 셈입니다. 물론 이것도 절대적인 수치는 아닙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하는 개념이 DIAAS입니다. DIAAS(소화 가능 필수 아미노산 점수)란 식품 속 단백질이 실제로 얼마나 인체에 흡수·이용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어도 닭가슴살과 콩의 실제 흡수 효율이 다르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주는 기준입니다. 동물성 단백질이 일반적으로 DIAAS 점수가 높고, 식물성 단백질은 다소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채식 위주 식단을 선택한다면 섭취 총량을 조금 더 높이거나 다양한 공급원을 조합하는 전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흡수율이 떨어진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이를 근감소증(Sarcopenia) 예방의 관점에서 보면, 노년층에서 단백질 필요량이 젊은 성인보다 높아지는 이유가 바로 이 흡수 효율 저하 때문입니다. 근감소증이란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과 근력이 점차 줄어드는 현상으로, 낙상 위험과 대사 질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고령층의 적절한 단백질 섭취가 근육 유지와 기능적 독립성을 지키는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WHO).
한편, 단백질을 과하게 먹으면 당연히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특히 보충제를 통한 과잉 섭취는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저처럼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신장 기능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단백질 보충제를 무조건 늘리기보다는 생두부나 계란처럼 실제 음식으로 채우는 쪽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제 경험상, 아침 식사에서 생두부 한 모와 계란 한 두 개만으로도 상당한 포만감과 단백질 공급이 가능했습니다.
근육 성장에 대한 오해 중에 운동 직후 바로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는 것도 있는데, 근육 단백질 합성(MPS, Muscle Protein Synthesis)은 운동 후 즉각적인 섭취보다는 하루 전체 섭취량과 분배 방식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것이 현재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MPS란 신체가 손상된 근육 섬유를 복구하고 새로운 근육 조직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말하는데, 이 과정이 운동 후 수십 시간에 걸쳐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운동 후 30분'에 집착할 필요는 없습니다.
식단을 바꾸면서 느낀 것은, 완벽한 계획보다 작은 습관의 일관성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저녁 식사 조절이라는 숙제가 아직 남아 있지만, 아침 채소와 단백질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전체의 혈당 패턴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운동도 조만간 다시 시작할 예정인데, 이번에는 식단이라는 기반 위에 운동을 올리는 순서로 접근해보려 합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에 있다면, 거창한 계획보다 오늘 아침 식사 한 끼를 바꿔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영양 조언이 아닙니다. 당뇨 등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 반드시 담당 의사 또는 영양 전문가와 상담 후 식단을 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