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고지혈증 환자가 파헤친 당뇨 발생 원리와 췌장 파괴 메커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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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고지혈증 환자가 파헤친 당뇨 발생 원리와 췌장 파괴 메커니즘

by wm0222 2026. 7. 16.

오십 넘어 받은 건강검진 결과지에 지방간, 고지혈증, 경동맥 협착 30%라는 숫자가 찍혀 있었습니다. 왜 밥을 많이 안 먹는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그 의문을 풀기 위해 의학 자료를 파고들며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을 공유합니다. 그때서야 '내일 죽더라도 건강하게 살다 죽자'는 마음이 생겼고, 식이와 운동을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당뇨는 혈당이 높아지는 병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공부하면 할수록 시작점이 전혀 다른 곳에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구조를 제가 겪은 경험과 함께 정리해봤습니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신체적 특성 차이로 인한 당뇨 발생의 차이점
서양인과 동양인의 신체적 특성 차이로 인한 당뇨 발생의 차이점

당뇨는 혈당 문제가 아니라 인슐린 과분비에서 시작된다

저도 처음엔 당뇨는 그냥 탄수화물 많이 먹으면 생기는 병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신 의학이 밝혀낸 순서는 제 상식과 정반대였습니다.

과거에는 인슐린 저항성이 먼저 생기고, 그 때문에 췌장이 무리하게 인슐린을 만들어내다 망가진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순서가 뒤집혔습니다. 밥이나 빵처럼 당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포도당이 급격히 쏟아지고, 혈당을 낮추기 위해 췌장이 인슐린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것이 먼저라는 겁니다. 인슐린 과분비가 선행되고, 그 결과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깁니다.

인슐린 과분비(Hyperinsulinemia)란 혈당을 낮추기 위해 췌장이 필요 이상으로 인슐린을 쏟아붓는 상태를 말합니다. 인슐린은 혈당만 조절하는 게 아닙니다. 간에 신호를 보내 당을 지방으로 바꾸는 '연금술'을 시작시킵니다. 간은 당으로 지방을 만들고, LDL 콜레스테롤까지 생성합니다. 제가 지방간과 고지혈증을 동시에 진단받았을 때 이 두 가지가 사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문제였다는 걸 한참 뒤에야 이해했습니다.

결국 당뇨는 혈당이 높아서 생기는 병이라기보다, 인슐린이 넘쳐흐르는 것에서 시작되는 병입니다. 이 출발점을 모르면 밥 줄이는 것 말고는 방향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요약: 당뇨의 시작은 인슐린 과분비이며, 이것이 인슐린 저항성과 지방 축적을 연쇄적으로 일으킨다.

 

이소성 지방이 쌓이는 단계별 메커니즘

인슐린 과분비가 반복되면 간이 만들어낸 지방은 어딘가에 쌓여야 합니다. 정상적인 지방 저장소는 피하 지방뿐입니다. 그런데 동양인, 특히 한국인은 피하 지방 용량 자체가 선천적으로 작습니다. 피하 지방이 가득 차면 지방은 엉뚱한 곳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이것이 이소성 지방(Ectopic Fat)입니다. 여기서 이소성 지방이란 내장, 간, 췌장, 소장처럼 지방이 있어선 안 될 곳에 끼는 비정상 지방을 말합니다.

이소성 지방이 쌓이는 순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췌장입니다. 췌장에 지방이 끼면 인크레틴 저항성이 생깁니다. 인크레틴(Incretin)이란 소장에서 분비되어 혈당이 실제로 오르기 전에 미리 췌장에 인슐린을 준비시키는 호르몬입니다. 일종의 선발대 역할인데, 췌장에 지방이 끼면 이 신호를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그 결과 인슐린이 늦게 분비되고, 혈당이 급격히 치솟았다가 반발성으로 뚝 떨어지는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됩니다. 밥 먹고 나서 유독 졸리거나 공복에 손이 떨렸던 경험이 있다면 이 단계를 이미 거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간입니다. 지방간이 생기면 인슐린이 "밤새 당 만들어내는 것 좀 멈춰"라고 신호를 보내도 간이 듣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침 공복 혈당이 올라갑니다. 제가 혈액검사에서 공복 혈당이 슬금슬금 오르는 걸 보면서 '밥을 얼마나 먹었다고'라고 의아했는데, 원인은 간의 인슐린 저항성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소장입니다. 소장에 지방이 끼면 인크레틴 분비 자체가 줄어듭니다. 인크레틴은 포만감 신호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단계부터는 식욕이 폭발하고 살 빼기가 극도로 어려워집니다. 출처: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한국인의 당뇨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비만하지 않아도 당뇨에 걸리는 '마른 당뇨' 비율이 서양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 이소성 지방 메커니즘이 그 이유를 설명합니다.

  • 1단계 — 지방 췌장: 인크레틴 저항성 → 혈당 스파이크와 반발성 저혈당
  • 2단계 — 지방간: 인슐린 저항성 → 공복 혈당 상승
  • 3단계 — 소장 지방: 인크레틴 분비 감소 → 식욕 폭발, 비만 세팅 포인트 악화
요약: 이소성 지방은 췌장 → 간 → 소장 순서로 쌓이며, 단계마다 당뇨를 향한 악순환 고리를 하나씩 더 잠근다.

 

 

췌장을 직접 파괴하는 두 물질 — 세라마이드와 애 밀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밥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인슐린 과분비가 이소성 지방을 만들고, 거기까지는 어렴풋이 알겠는데, 군것질이 따로 췌장을 직접 '파괴'한다는 개념은 처음 접했을 때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과당과 팔미트산(Palmitic acid)이 그 주범입니다. 팔미트산이란 팜유의 주요 성분인 포화지방산으로, 빵, 과자, 라면, 초콜릿, 아이스크림 같은 가공식품에 광범위하게 들어 있습니다. 간이 당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스스로 팔미트산을 만들어냅니다.

팔미트산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세라마이드(Ceramide)라는 물질로 변합니다. 세라마이드란 지질 계통의 세포 신호 물질인데, 췌장 베타 세포 안에서는 맹독성으로 작용하여 세포 사멸을 유도합니다. 쉽게 말해 인슐린을 만드는 공장 자체를 불태우는 겁니다.

또 하나는 아밀린(Amylin)입니다. 아밀린이란 인슐린과 함께 분비되는 호르몬인데, 인슐린을 많이 만들수록 아밀린도 함께 많이 나옵니다. 이 아밀린이 췌장 안에서 끈적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형성하고, 이것이 베타 세포를 서서히 질식시킵니다. 2형 당뇨 환자의 췌장에서 이 아밀로이드 침착이 광범위하게 발견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로 확인된 사실입니다(출처: PubMed, Islet Amyloid and Type 2 Diabetes).

췌장 베타 세포의 기능이 약 50% 아래로 떨어지는 시점이 당뇨 진단의 기점이고, 40% 아래로 내려가면 아무리 식단을 고쳐도 약 없이는 혈당을 잡기 어려워집니다. 당뇨 진단 진단 후 초기 5~10년을 골든 타임이라고 부릅니다. 이 시기에 체중을 10~15% 줄이면 약을 끊고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당뇨 관해(Remission)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습니다.

요약: 가공식품의 팔미트산은 세라마이드를 통해, 인슐린 과분비는 아밀린을 통해 췌장 베타 세포를 직접 파괴하며 당뇨 진입을 결정짓는다.

 

알면서도 쉽지 않은 예방 — 제가 찾은 현실적 방법

결국 식사, 운동, 수면, 스트레스 이 네 가지 기둥이라는 건 누구나 압니다. 문제는 아는 것과 사는 것 사이의 거리입니다. 저도 한동안 헬스장을 끊어야 시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 자체가 발목을 잡고 있었습니다. 밥 먹고 가볍게 스쾃 10개, 그다음 날 걷기 10분.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습관이 쌓여 10kg 가까이 빠졌고 지방간 수치와 지질 이상 수치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거창한 시작보다 작은 습관의 지속이 훨씬 강력했습니다.

근육의 역할은 특히 강조하고 싶습니다. 근육은 운동하는 순간에만 당을 쓰는 게 아닙니다. 식후 혈당의 약 75%를 소모하는 것이 근육입니다. 근감소증(Sarcopenia)이란 나이가 들면서 근육 질량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40대 이후부터 매년 가속화됩니다. 근감소증은 당뇨의 독립적 발병 원인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근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탄수화물은 무조건 줄이는 게 답이 아니라는 점도 제 경험상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존 3 이상의 고강도 운동을 하는 날에는 탄수량을 운동량에 맞게 올려줘야 몸이 버팁니다. 반대로 움직임이 적은 날에는 순 탄수화물 30g 미만으로도 충분히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 몸을 셀프 실험하면서 적정 탄수화물 양을 찾는 과정이 결국 가장 중요합니다.

단백질은 음식으로만 채우기가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근육을 유지하고 늘리기 위해 필요한 단백질량은 체중 1kg당 1.5~2g 수준인데, 일반 식사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혈당 관리를 고려한 단백질 보충제를 보조 수단으로 쓰는 것도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다만 인슐린 촉진제나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다면 식사 대용으로 단독 섭취 시 저혈당 위험이 있으니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요약: 예방의 핵심은 당질 제한보다 근육 유지, 그리고 자기 몸에 맞는 탄수화물 적정량을 찾는 꾸준한 실험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른 편인데도 당뇨 전단계가 나왔어요. 왜 그럴까요?

A. 한국인은 피하 지방 용량이 선천적으로 작아서, 적은 양의 과잉 지방도 곧바로 내장이나 췌장 같은 이소성 지방으로 쌓입니다. 겉으로는 날씬해 보여도 내장 지방과 지방 췌장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체중보다 복부 둘레와 공복 혈당, 간 수치를 함께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Q. 밥을 줄이면 탄수화물이 부족해서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나요?

A. 이게 저도 한동안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운동 강도가 높은 날에는 탄수화물이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무조건 줄이기보다 활동량과 운동 강도에 따라 탄수 섭취량을 조절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설탕과 정제 탄수화물, 초가공식품을 먼저 끊고, 그 다음 단계로 자기 몸에 맞는 적정량을 찾아가는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Q. 당뇨 진단 받았는데 약 안 끊을 수 있나요?

A. 췌장 베타 세포 기능이 50% 이상 남아 있는 시기, 즉 진단 후 5~10년의 골든 타임 안에 체중을 10~15% 줄이면 당뇨 관해, 즉 약 없이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가 여럿 있습니다. 단, 이미 40% 아래로 기능이 떨어졌다면 약과 병행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 운동 종류가 중요한가요, 양이 중요한가요?

A. 제가 직접 겪어보니 처음에는 종류보다 '식후에 움직이는 습관' 자체가 더 중요했습니다. 식후 10~15분 걷기만으로도 혈당 스파이크를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근육량을 늘리려면 근력 운동이 필요하지만,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면 걷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헬스장 등록보다 훨씬 현실적인 첫 걸음입니다.

 

결론

당뇨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닙니다. 인슐린 과분비에서 시작해 이소성 지방이 쌓이고, 세라마이드와 아밀린이 췌장을 갉아먹는 긴 과정이 쌓인 결과입니다. 좋은 소식은, 그 과정의 상당 부분이 되돌릴 수 있는 구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습관의 문제입니다. 밥 먹고 10분 걷고, 단백질 조금 더 챙기고, 과자와 음료수를 줄이는 것. 거창하지 않지만 이 작은 것들이 쌓이면 수치가 바뀌고, 수치가 바뀌면 몸이 달라집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할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4VqL87YlX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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