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전 저는 119킬로그램이었습니다. 지금은 172센티미터에 85킬로그램, 골격근량 35킬로그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체지방률은 9~11% 구간을 꾸준히 오가는 중이고요. 이 과정을 겪으면서 깨달은 건 하나입니다. 체지방 감량에는 정답처럼 보이는 것들이 넘쳐나는데, 실제로 몸에 적용해 보면 생각과 다를 때가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훈련 빈도와 근손실 방지,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다이어트를 하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홀히 하면 감량 체중의 절반이 근육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스포츠 생리학 분야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이야기인데, 실제로 저도 초반에 이 실수를 범했습니다. 유산소만 열심히 하고 웨이트는 대충 때웠더니 몸무게는 줄었는데 탄탄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지금은 평일 근력 운동 40~45분, 유산소 20분, 주말에는 근력 운동 65 ~75분, 유산소 25분 루틴을 주 5회 이상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논쟁이 있습니다. 감량기에는 훈련 빈도를 늘리고 고반복 저중량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시각과, 그냥 평소 루틴을 유지해도 충분하다는 시각이 공존합니다. 저는 오래 저중량 고반복으로 훈련해 왔는데, 이제는 빈도를 줄이고 고중량으로 전환하면 체지방률을 더 낮추고 골격근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지 한번 실험해 보려 하고 있습니다. 아직 결론을 내리기 전입니다.
근비대(Muscle Hypertrophy)와 훈련 빈도의 관계를 다룬 메타분석 연구들을 보면, 주당 총 세트 수가 동일하다면 훈련 빈도를 늘린다고 해서 드라마틱한 차이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결론이 우세합니다. 근비대란 근육 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현상을 말하며, 근육량 증가와 직결됩니다. 주 1회에서 2회로 늘렸을 때 소폭의 성장이 관찰되었으나 큰 차이는 아니었고, 3회 이상에서는 추가적인 이득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출처: Journal of Strength and Conditioning Research).
그렇다면 감량기에 근육을 지키기 위해 최소한 어느 정도 운동해야 할까요. 한 16주 연구에서 세 그룹을 비교한 결과가 꽤 분명했습니다.
- 식단 조절만 한 그룹: 15파운드 감량, 이 중 40%가 근육 손실
- 식단 + 주 2.5시간 유산소 + 30분 전신 웨이트: 22파운드 감량, 20%가 근육 손실
- 식단 + 유산소 2배 + 전신 웨이트 주 2회: 22파운드 감량, 근육 손실 0%, 내장지방 50% 추가 감소
각 근육당 고강도 세트(High Intensity Set) 6세트 정도면 근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이 실험의 핵심입니다. 고강도 세트란 단순히 무거운 무게가 아니라 근육에 충분한 자극을 주는 수준의 강도로 수행하는 세트를 의미합니다. 가슴이라면 벤치프레스 3세트, 플라이 3세트 정도가 그 기준에 해당합니다.
개인적으로 감량기에 하루 고중량 세션을 몰아치는 방식은 에너지가 바닥인 상태에서 훈련 질만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아직 직접 검증 중인 부분이라 단정 짓긴 어렵지만, 몸이 버티질 못하면 결국 회복도 부족해지고 다음 세션 질까지 망친다는 건 경험으로 압니다.
신진대사 적응과 단백질 섭취, 정체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체중이 5% 줄 때마다 신진대사(Metabolic Rate)가 하루 100~200칼로리씩 느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신진대사란 몸이 기본적인 생명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하는 에너지 총량을 말합니다. 즉, 다이어트를 진행할수록 같은 노력으로 태울 수 있는 칼로리가 점점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이 현상을 신진대사 적응(Metabolic Adaptation)이라고 부릅니다. 몸이 에너지 부족 상태를 감지하고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적응하는 것인데, 의지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20%대 체지방 구간에서 정체를 경험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구간부터 몸의 저항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보면 됩니다(출처: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이 정체를 돌파하는 방식은 사실 단순합니다. 매일 기상 직후 체중을 재서 주간 평균을 추적하고, 2주 이상 정체되면 하루 섭취 칼로리를 약 100칼로리 줄이는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칼로리 계산보다 꾸준히 기록하는 습관 자체입니다. 처음엔 귀찮지만, 2~3주만 지나면 음식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킬로그램당 1.8~2.8그램을 기준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단백질을 충분히 챙기면 자연스럽게 탄수화물과 지방의 섭취량이 조절됩니다. 살이 찌는 음식들이 알아서 걸러지는 구조가 되는 겁니다. 여기서 탄수화물과 지방의 비율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100그램 이상의 설탕을 섭취한 그룹과 10그램만 섭취한 그룹을 비교했을 때, 총 칼로리와 영양소 비율이 같다면 체중 감량 결과와 혈중 지표 모두 동일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유산소 운동에 대한 시각도 나눠볼 필요가 있습니다. 운동량을 늘린다고 해서 총 칼로리 소비가 비례해서 증가하지는 않는다는 게 제한된 에너지 모델(Constrained Energy Model)의 핵심입니다. 제한된 에너지 모델이란 몸이 총 에너지 소비량을 일정 범위 내로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는 이론으로, 유산소를 늘리면 일상 활동량이 무의식적으로 줄어들어 실제 추가 소비량은 기대보다 적을 수 있음을 설명합니다. 러닝머신에서 300칼로리를 소모했다고 표시되더라도 실제 추가 소비량은 절반 이하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하루 7,000~9,000보 수준의 걷기가 강도 높은 유산소보다 오히려 더 지속 가능하고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하루 보행 수를 의식적으로 늘린 이후 체지방 관리가 더 안정적으로 됐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한 가지 솔직하게 말하면, 소아비만 이력이 있다 보니 지방 세포 자체의 수가 많아서 체지방률이 낮아도 복근이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흠이 있습니다. 이건 운동과 식단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부분이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12% 이하를 억지로 목표로 삼기보다 현재 유지 가능한 범위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체지방 감량의 핵심은 어렵지 않습니다. 기초대사량을 파악하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며, 자신의 루틴에 맞는 빈도로 꾸준히 운동하는 것입니다. 처음 한 달만 이악물고 해보면 몸의 변화가 반드시 생기고, 그 변화를 경험하고 나면 그 이후부터는 하기 싫은 날도 예전보다 훨씬 쉽게 넘어갑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영양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