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진열대 앞에 서면 저도 한참 서성이게 됩니다. 비타민 C, 오메가3, 콜라겐, 루테인, 마그네슘... 저마다 "필수"라고 외치고 있으니까요. 50대에 들어서면서 주변에서 권하는 영양제가 하나둘 늘어났고, 저 역시 한때는 아침마다 한 줌씩 털어 넣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따져보니, 그 많은 것들이 정말 제 몸에 들어가 일을 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습니다.

영양제는 과학인가, 마케팅인가
일반적으로 비타민 C를 고용량으로 먹으면 면역력이 오르고 피부도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비타민 C는 콜라겐 합성의 조효소로 작동합니다. 여기서 조효소란 효소가 제 기능을 하도록 옆에서 돕는 보조 물질로, 아주 소량만 있어도 그 역할을 다합니다. 그런데 메가도스 요법, 즉 하루 수천 밀리그램씩 먹는 방식은 몸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훌쩍 넘겨버립니다. 수용성 비타민의 특성상 혈중 농도가 포화되면 나머지는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그냥 빠져나갑니다. 비싼 소변이 따로 없습니다.
알부민 영양제도 비슷한 함정이 있습니다. 알부민은 혈중 단백질의 핵심 성분으로, 혈장 삼투압을 유지해 체액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합니다. 간 경변이나 중증 저단백혈증 환자에게는 정맥 주사 형태로 투여하는 중요한 의약품입니다. 그런데 일반인이 경구용 알부민 영양제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위장에서 소화 효소를 만나는 순간 그냥 아미노산으로 분해됩니다. 계란 한 알의 단백질과 다를 바가 없는데 가격은 몇십 배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먹는 동안 무언가 달라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플라세보(위약 효과)였던 것 같습니다.
글루코사민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골의 주요 성분인 프로테오글라이칸 합성을 돕는다는 논리로 팔리고 있지만, 프로테오글라이칸은 사실 포도당에서 만들어집니다. 글루코사민을 따로 먹는다고 그게 곧장 연골 재생으로 이어진다는 임상적 근거는 현재까지 충분하지 않습니다. 연골, 수정체, 뇌세포는 우리 몸에서 재생이 거의 되지 않는 조직에 속합니다. 부모님께 드릴 마음의 선물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솔직한 설명일 수 있습니다.
제가 판단하기에 영양제 과소비의 진짜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의사, 약사, 한의사 직함을 달고 방송에 나와 특정 제품을 추천하는 구조 자체입니다. 본인이 직접 지분을 가진 회사 제품을 만병통치약처럼 소개하는 방식은 일종의 광고인데, 시청자는 전문가의 의학 조언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소비자가 봉이 되는 구조입니다.
영양제 등급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비타민 C (일반인): 음식으로 충분히 섭취 가능, 메가도스는 불필요
- 알부민 영양제: 경구 섭취 시 아미노산으로 분해, 효율 없음
- 글루코사민: 연골 재생 근거 부족, 마음의 위안 수준
- 코엔자임 Q10, 타우린, L-카르니틴: 미토콘드리아까지 전달이 불확실, 일반인 비권장
- 마그네슘 스프레이: 피부 흡수 근거 없음, 경구 섭취도 과잉 시 불필요
- 폴리코사놀: 체내 흡수 자체가 불가능한 왁스 성분
진짜 챙겨야 할 것과, 나한테 필요한 것
저는 요즘 매일 가까운 산을 걷고,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하고, 아파트 21층 계단을 걸어서 올라옵니다. 잠은 6~7시간 자고, 식단도 조절하고 있습니다. 이 생활을 하면서 느낀 건, 일반적으로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영양제보다 비교가 안 될 만큼 효과가 확실하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영양제를 무조건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녹내장 초기 진단을 받은 후 B3 나이아신아미드, 파이토솜 커큐민, 피크노제놀(소나무 껍질 추출 폴리페놀)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파이토솜이란 영양 성분을 인지질로 감싸 체내 흡수율을 높인 제형 기술을 말합니다. 이 성분들을 선택한 건 누가 권해서가 아니라, 직접 논문과 임상 결과를 찾아보고 내린 결정입니다. 무엇을 먹든 이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메가3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EPA와 DHA, 즉 불포화 지방산 계열로, 세포막의 유동성을 유지하고 특히 뇌와 신경 조직의 기능 보전에 관여합니다. 인간은 체내에서 오메가3를 스스로 합성하지 못하므로 외부 섭취가 필요합니다. 해산물을 충분히 먹는 사람이라면 굳이 영양제로 보충할 필요가 없지만, 편식이 심하거나 생선을 거의 먹지 않는다면 고려해볼 만한 항목입니다. 단, 산패에 취약하므로 보관 상태가 중요합니다.
다제복용(폴리파머시)은 50대 이상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여기서 다제복용이란 여러 종류의 약물이나 영양제를 동시에 복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간이 이를 독성 물질로 인식해 해독 작용에 과부하가 걸리면 급성 간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 나이에는 넘치는 게 오히려 독이 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의 과잉 섭취 시 위해 가능성을 경고하며 올바른 섭취 기준 확인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오메가3의 임상적 효능에 대해서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 데이터베이스에서도 심혈관 질환 및 인지 기능 관련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습니다(출처: 미국 국립보건원 NIH).
결국 50대에 필요한 건강 전략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운동: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근감소증(사코페니아) 예방
- 깊은 수면: 글림패틱 시스템이 뇌 노폐물을 제거하는 시간 확보. 글림패틱 시스템이란 수면 중 뇌척수액이 뇌 조직 사이를 흐르며 독성 물질을 씻어내는 자체 청소 기전입니다
- 식단: 단백질 충분히, 계란·생선·채소 위주로
- 선택적 영양제: 내 상태와 필요에 따라, 논문 근거를 확인하고 최소한으로
남들이 좋다는 걸 다 따라 먹으면 지갑만 얇아지는 게 아니라 간과 신장이 먼저 지칩니다. 저는 그걸 직접 확인한 뒤로 영양제 봉투 수를 크게 줄였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