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없애려고 할수록 오히려 낫지 않는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허리 근육은 돌처럼 굳어 있었고, 주무를 때마다 통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근육이완주사를 맞고 3일쯤 지나면 다시 딱딱해지는 악순환이었고, 그게 당연한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방사통의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나서야,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4년 동안 몰랐던 것, 방사통의 진짜 의미

저는 6개월 전쯤 특정 자세에서 다리 쪽으로 찌릿한 느낌이 왔을 때 그게 방사통인지조차 몰랐습니다. 그냥 자세가 나빠서 그런가 보다 했죠. 그러다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MRI를 찍어보니, 4번과 5번 요추 사이 디스크가 신생아 머리 크기만큼 크게 탈출되어 있었습니다. 그 아래 레벨도 절반 정도 밀려 있었고요.
방사통이란 디스크 내부의 수핵이 섬유륜(디스크를 감싸는 질긴 바깥 껍질)을 뚫고 나오며 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는 통증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섬유륜이란 디스크 내부의 수핵을 감싸는 동심원 형태의 콜라겐 조직으로, 이것이 찢어졌다는 것 자체가 디스크 손상이 심각한 수준임을 뜻합니다.
이때 문제가 되는 구조물이 배측신경절(Dorsal Root Ganglion, DRG)입니다. 배측신경절이란 척추 뒤쪽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감각신경 세포들이 모여 있는 신경 덩어리로, 탈출된 디스크가 이 신경절을 자극하면 엉덩이부터 발끝까지 절이고, 찌르고, 전기가 오는 듯한 복합적인 통증이 동시다발로 발생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앉아도 아프고, 서도 아프고, 모로 누워도 아프고, 말 그대로 어떤 자세를 취해도 통증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계속 '근육이 긴장해서 그런 것'이라고만 생각하며 4년을 근육이완주사에 의존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원인을 완전히 잘못짚고 있었던 겁니다.
국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 환자는 연간 200만 명 이상이며 40~50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합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그 많은 환자 중 상당수가 저처럼 통증만 잡으려다 수년을 보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도구일 뿐, 핵심은 척추위생
이 내용을 접하면서 40대 중반 화물 운송 기사의 사례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분은 통증 점수 7점짜리 극심한 방사통으로 몸 자체가 한쪽으로 휘어 있는 상태였고, L4-5 디스크, 즉 4번과 5번 요추 사이 디스크가 크게 탈출된 케이스였습니다.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Epidural Steroid Injection)를 맞고 통증이 줄어들자 한 달 만에 허리가 많이 펴졌습니다. 여기서 경막 외 스테로이드 주사란 척수를 감싸는 경막 바깥 공간에 스테로이드와 마취제를 주입해 신경 주변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시술로, 당장의 통증을 줄여 척추 교정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사례에서 진짜 중요한 반전은 그 다음에 있었습니다. 스테로이드 효과가 두 달 반쯤 지나면서 통증이 다시 3~ 5점으로 올라왔을 때, 이분은 주사를 한 번 더 맞는 대신 척추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실제로 3주 뒤로 잡아 둔 주사 예약을 본인이 취소했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첫 주사 이후 넉 달 반이 지났을 때 통증 점수는 1~2점으로 안정됐고, 허리도 완전히 펴졌습니다. 스테로이드 효과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에서 이룬 결과였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도 그동안 아프면 주사 맞고, 다시 아프면 또 주사 맞는 게 당연한 흐름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주사는 디스크를 붙여주지 않습니다. 단지 통증을 낮춰서 척추위생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고, 실제 회복은 본인의 생활 습관이 만들어 냅니다.
이 사례에서 배운 방사통 회복의 핵심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탈출된 디스크가 신경절을 자극한다는 사실을 먼저 이해한다
- 통증을 없애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찢어진 섬유륜이 아물고 탈출된 수핵이 돌아가는 것이 목표임을 안다
- 스테로이드 주사는 그 과정을 돕는 보조 수단이고, 효과는 두세 달로 제한적임을 기억한다
- 주사 효과가 있는 동안 척추위생과 신전(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을 꾸준히 한다
- 통증이 다시 올라오더라도 원인이 해소되는 방향으로 판단한다
척추위생, 신전 동작이 왜 핵심인가
체외충격파 시술 이후 방사통이 심해진 경험을 겪으며, 통증의 원인을 근육이 아닌 디스크 내부에서 찾아야 함을 절감했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종아리 바깥쪽이 땅기고 발바닥이 저려서 외출을 못 할 지경이었습니다. 신전 동작을 해보려고 허리를 뒤로 젖히면 엉덩이부터 찌르는 감각이 시작되고 종아리까지 당겨져서 제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는 왜 이 동작이 필요한지 이유를 몰랐기 때문에, 아프면 그냥 멈추게 됐습니다.
신전 자세(Extension Exercise)란 허리를 뒤로 젖혀 요추의 전만(앞으로 볼록한 곡선)을 회복하는 동작입니다. 여기서 요추 전만이란 허리가 적절하게 앞쪽으로 휘어 있는 자연스러운 척추 곡선으로, 이 곡선이 유지될 때 디스크 내부 압력이 균등하게 분산됩니다. 반대로 허리가 구부러지면 디스크 앞쪽이 눌리면서 수핵이 뒤쪽으로 더 밀려나게 됩니다. 즉, 신전 동작은 탈출된 수핵을 다시 앞쪽으로 밀어 넣어 섬유륜이 아물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동작입니다.
제가 직접 요추 전만을 의식하며 앉고 서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더니, 4년 동안 돌처럼 굳어 있던 허리 근육이 처음으로 말랑말랑 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 미스터리가 풀린 순간이었습니다. 근육이 긴장해 있던 건 근육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디스크 손상을 보상하기 위해 몸이 근육을 계속 수축시켜 놓은 상태였던 겁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요추 추간판 탈출증의 80~90%는 수술 없이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며, 적절한 운동 치료와 자세 교정이 핵심 치료 요소로 권장됩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마비 증상이 동반되거나 오랜 보존 치료에도 호전이 없는 극히 일부 케이스입니다. 이 말은 결국, 대부분의 회복은 본인이 만들어 낸다는 뜻입니다.
방사통은 무섭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통증이 너무 크다 보면 당장 없애는 데만 집중하게 되고, 그럴수록 정작 중요한 회복은 뒷전이 됩니다. 통증을 신호로 읽는 것, 그 신호가 가리키는 실제 손상을 스스로 회복시키는 것, 이 두 가지 관점이 방사통을 겪는 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전환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병원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결국 찢어진 디스크를 붙이는 건 매일의 자세와 습관입니다. 오늘 자세 하나가 30년 뒤 허리를 결정한다는 말이, 직접 겪어보니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위의 회복 과정은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것이며, 방사통의 양상과 디스크 탈출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초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재활 지도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